국내 모든 프로젝트는 Minimum Viable Product 인가?

2013-03-04 13:57

어제 린 스타트업을 읽고서...(http://www.slipp.net/wiki/pages/viewpage.action?pageId=8650756)라는라는) 글을 적었는데 Kenny가 댓글로 자신의 의견을 남겨 주었다. 내가 Kenny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온라인 상에서 자신이 느끼는 바를 자신있게 이야기하는 것이 갈수록 힘들기 때문이다. Kenny가 단 댓글을 보자.

---- 음... 전체적으로 공감하면서 봤던 책이에요. (형 글도, 공감하면서 봤습니다.)

단지... 저 개인적으로 MVP에 대한 이야기는... 순서상으로 한국 실정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린 스타트업을 읽은 분들 한테서 MVP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듣고, 저도 읽어 봤지만, MVP에 대한 이야기는 국내 기준으로 쉽게 꺼낼 이야기가 아닌 것으로 보여요.

최소한 한국에서는 MVP는 일상적이거든요. 항상 Quick & Dirty 고, 심지어 개발자들 갈아 넣는 짓도 서슴없이 하죠.

국내에서 안되고 있는 부분은, 오히려 초반에 나온 Build - Measure - Learn 부분입니다. 말씀하신 기술 부채에 관한 이야기도 공감하지만, 이상하게 국내에서 Lean Startup을 본 사람들은 자꾸 MVP 이야기를 한다는 느낌이에요.

한국에서는 MVP는 지나치게 많이 만듭니다. Build는 정말 미친듯이 해요. 그 어떤 회사, 그 어떤 조직을 가도 Build 안하는 조직은 없습니다.

오히려 한국에서 안되고 있는 부분은, Measure / Learn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전체 프로세스를 봐야 하는데, Lean Startup 씩이나 들고 와서 결국은 MVP 이야기 하는거에 질려버렸네요 정말... ㅠ.ㅠ (이전에, 꽤 큰 회사에 아주 높으신 분과 이야기 할 때도, 결국 MVP로 귀결 되는걸 보고 경악했었습니다. 뭐, 그 분은 한국 실정을 거의 모르셨으니 어느정도는 이해 하지만요.)

우린(한국에서 일하는 개발자는) 항상 무언가 만들고 있습니다. 만드는 것 만 놓고 보면 세계 최고일 꺼에요. 말도 안되는 일정에 말도 안되는 분량을 소화하니까요.

근데, 단순히 Technical Debt 수준이 아니라, 지난번 플젝에서 뭘 배웠는지, 이런 부분들은 전혀 측정하고 있지 않아 보여요.

여태 있었던 모든 회사에서 동일하게 발생했던 문제는, 지나치게 성실하게 MVP를 Release 하고 끝. 이라는 프로세스 였습니다.

MVP는, 그 말 그대로 Minimum Viable Product 기 때문에, 이걸 만들어서 출시하고 나서 측정하고 뭘 배웠는지를 다시 판단해서, 다음번 MVP가 됐건, 개선 사항이 됐건에 적용하지 않으면 의미 없어요. 걍 개발자 갈아넣겠다는 거랑 다를바가 없는거죠.

MVP니까 빨리 개발. MVP 니까... 라는 이야기만 벌써 14년째 듣고 있는거 같네요. ;;;

Build - Measure - Learn 전체가 움직이지 않으면 Lean Startup은 아닌 걸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회사는, 일단 제가 아는 범위에서는 저 3가지 중에 Build 만 있어요. Measure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고 Learn에는 의지가 없어요.

개인적으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린 스타트업을 읽건, 국내에서는 정상동작하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그런 스타트업들에서, 개발자들은 계속 MVP를 Build만 하다 지쳐가겠지요.

위 댓글에서도 주장하고 있지만 다음 댓글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굳이 짧게 첨언한다면, 국내 모든 프로젝트는 MVP에요. 개발자를 한계까지 밀어붙여서 개발하니까 MVP(정해진 자원으로 얻어낼 수 있는 최소한을 얻어내죠.) 한계까지 밀어 붙였으니 기능 목록을 줄일 수 밖에 없고, 구현 가능한 기능 목록만 구현하니까 MVP. 사장님이 보기에는 최소기능만 만들어졌으니 MVP. 기획자가 보기에도 더이상 뺄게 없을 수준으로 기능이 줄었으니 MVP.

MVP 아닌 프로젝트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국내 모든 프로젝트는 MVP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정말 국내에서 진행하는 모든 프로젝트를 MVP라고 할 수 있을까? 나도 일정 부분 공감하는 바가 있지만 정말 그렇게 바라 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어 질문으로 남겨본다.

1개의 의견 from FB

1개의 의견 from SLiPP

2013-03-04 15:06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국내 모든 프로젝트가 MVP라고 보는 시각은 MVP를 개념적으로 받아 들인게 아니라 프로젝트의 프로세스와 결과물만 가지고 판단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MVP는 어떤 서비스 또는 제품에 대한 기획(개발)자의 가설에 대한 검증 prototype입니다. 이 말을 좀 더 구체화 보면 뭔가 서비스or제품을 기획하고 있는데 이게 사용자들로 하여금 어느정도 먹힐지를 테스트하기 위한 용도로 보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서 거론하신 부분들을 보면

"개발자를 한계까지 밀어붙여서 개발하니까 MVP(정해진 자원으로 얻어낼 수 있는 최소한을 얻어내죠.) 한계까지 밀어 붙였으니 기능 목록을 줄일 수 밖에 없고, 구현 가능한 기능 목록만 구현하니까 MVP. 사장님이 보기에는 최소기능만 만들어졌으니 MVP. 기획자가 보기에도 더이상 뺄게 없을 수준으로 기능이 줄었으니 MVP."

이런 판단 기준은 MVP를 사전적으로만 대입한게 아닐까요? MVP는 한정된 자원에 맞춰진 제품을 말하는게 아닌 가설을 검증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능을 최소한의 자원으로 만들어 낸거로 봐야하지 않을까요?

즉, 국내 모든 프로젝트가 MVP라고 말하는것은 시작부터 MVP를 하는게 아니라 하다보니 MVP가 되어버려서가 아닐까요?

반대로 책에서 말한 MVP는 철처하게 시작부터 고려된것을 말하는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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