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출근하거나 뉴스를 확인할 때 가장 큰 관심사는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의 야권 연대 결과였다. 2월 17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야권 연대에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었다. 지난 번 민주통합당 국민 경선에도 참여해 내가 바라는 사람들로 지도부가 구성되었기 때문에 이번에야 말로 진정 변화된 모습으로 야권 연대가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나의 기대는 무참히 깨졌다.

어제 술한잔 했다. 느즈막히 일어나 컴을 켜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야권 연대로 검색을 했더니 협상이 결렬됐단다. 통합진보당 홈페이지에는 [대변인브리핑]야권연대 협상 결과라는 글로 야권 연대 협상이 결렬 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마음이 아플 뿐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내려 놓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안다. 무작정 내려 놓으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 하지만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누군가는 내려 놓아야 하며, 양보해야 한다. 나는 민주통합당이 대승적 차원에서 일정 부분 양보하고 큰 형으로서의 면모를 보일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네들이 내 놓은 안을 보니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4+1안을 제시한 민주통합당이 새누리당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으면서 무엇을 바꾸고 변화시키겠다는 것인가? 국민들이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직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지난 4년 동안 그렇게 당하면서도 아직까지 느끼지 못했단 말인가? 바보가 아니고서야 국민들의 바람을 그렇게도 모를 수 있을까? 자신들의 틀 안에서 자신들의 시각으로만 현 정국을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국민들이 보내는 지지가 진정 민주통합당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보내는 지지라고 착각하는 듯하다.

국민들이 보내는 지지는 민주통합당이 맡형 역할을 하면서 통합진보당을 잘 이끌어 정권을 교체하고 새로운 진보 정치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상황을 보면 민주통합당이 그 같은 우리의 바램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점점 더 믿음이 가지 않는다. 내가 민주통합당 국민 경선에 참여한 것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착각에 빠진듯하다. 하지만 그렇게 여유를 부리지 못할 것이다. 야권 연대가 되지 않으면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큰 승리를 거두기는 힘들 것이며, 이에 대한 실망으로 연말에 있을 대통령 선거도 그리 희망적이지는 못할테니까. 과거 열린 우리당이나 민주당 때의 모습을 계속해서 보인다면 또 다시 새누리당의 먹잇감이 되어 힘든 나날을 보낼 것이다. 이번 야권 연대가 결렬된다면 더 이상 민주통합당에 대한 최소한의 바람과 신뢰는 가지지 않을 것이다.

통합진보당에게 바란다. 나는 진정 야권연대가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비굴한 형태로의 야권연대는 바라지 않는다. 당당하게 협상하라. 당당하게 협상해도 된다. 너희들을 믿고 지지하는 우리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걸어오면서 민주당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꾿꾿하게 걸어오지 않았는가? 단지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 조금 더 늦어질 뿐이다. 힘들고 마음이 아프지만 당당하게 걸어가라. 그래도 된다. 우리의 진정성만 잃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우리의 마음이 통할 때가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걸어오지 않았는가?

국민들에게 바란다. 진정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어줄 정당이 어디일까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정당이 진정 우리를 위해 일할 수 있을까? 세상이 바뀌기를 바란다면 정치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진정 우리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같이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왜냐고? 나는 각 당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보수와 진보가 공존하면서 균형을 맞춰가는 사회를 꿈꾼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수로 대변되고 있는 새누리당이 정권을 잡고, 여당이 되는 것이 아니라 민주통합당이 보수의 역할을 하고, 통합진보당이 진보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두 개의 정당이 전면에 나서고 새누리당이 점점 더 힘을 잃기를 바란다. 이 같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가장 빠른 발걸음이 이번 총선의 야권연대다. 이 같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다면 앞으로 5년, 아니 10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