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 동안 next 부트 캠프를 다녀왔다. 그 동안의 피곤 때문인지 부트 캠프 다녀와 깊은 단잠을 잘 수 있었다. 잠이 깬 후 잠시 빈둥거리다가 갑자기 부트 캠프에 대한 여운이 남으면서 3박 4일 동안 받았던 다양한 질문들이 생각났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남겨야겠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next 부트 캠프에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다른 개발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next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려고 하는 내 자신과의 약속이 될 수도 있겠다는 마음에 글을 시작해 본다. 부트 캠프를 마친 다음 날 아침 시작하는 이 글을 오늘 중으로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시간 나는 틈틈이 하나씩 정리해 보련다.

전공 선택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먼저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만들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있게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막연하게 소프트웨어가 좋고, 소프트웨어를 통해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이 즐겁다는 생각을 했다면 전공을 선택할 때는 내가 정말 만들고 싶은 것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고 그에 가장 부합하는 전공을 선택해라. 전공을 선택할 때는 가능하면 서버와 클라이언트를 관통할 수 있는 조합으로 전공을 가져갔으면 좋겠다. 서버와 클라이언트에 따라 가져야할 태도와 알아야할 지식 등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에(물론 본질적으로 같은 부분도 많다.) 전체를 관통할 수 있는 조합으로 전공을 선택하고 깊이 있게 몰입해 봤으면 좋겠다. 한 분야에 깊이 있게 몰입한 후 일정 역량이 되면 이 시점에 다른 영역으로 전공을 확대해 가면 좋겠다.

하지만 무엇을 만들어야 될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현재 상태에서 가장 끌리는 전공을 선택해라. 아직까지 전공과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도 모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1학년 1학기 동안 지도 교수나 다른 전공 교수들과 더 많은 이야기 나누고 고민해 본 후에 자신이 선택한 전공이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이후에 전공을 변경하면 된다.

3개 이상의 전공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같은 고민을 할 때 내가 선택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나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이 일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 모른다. 또한 내가 이 일에 얼마나 재능이 있는지도 모른다. 이 같이 불확실한 것이 많을 경우 처음은 일단 작게 시작한다.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에 시작할 무엇인가를 결정하고 그 일에 집중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일에 투자해야할 시간과 그 일에 대한 나의 능력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시점에 점진적으로 일을 확대해 나간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도 비슷한 전략을 취하려고 노력한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일을 하려하기 보다 우선순위가 높은 중요한 기능을 먼저 구현하고 이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전공 소개를 들어보면 모든 과정이 다 매력적이다. 하지만 모든 과정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부분이 너무 많다. 내가 전공을 선택한다면 next에서 추천하는 최소 단위인 2개로 시작하고 이후에 내 능력이 된다면 이후에 확대해 나가겠다.

지도교수는 어떻게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요?

일반 대학에서는 지도교수는 전공교수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next에서는 지도교수가 전공교수일 필요는 없다. 지도교수와 전공교수의 역할은 완전히 다르다. 지도교수는 내가 삶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학습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애인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마음 편하게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교수님을 선택해야 한다. 내가 마지막 교수 소개 시간에 나의 내향적인 성격을 이야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으며, 나와 이야기하는데 친근하겠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지도교수로 선택하라는 것이었다. 전공과 관련한 질문은 전공교수님에게 언제든지 질문할 수 있다. 지도교수 한명이 전공과 관련한 모든 답변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도교수 선택은 자신이 마음편히 다가가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분을 선택했으면 좋겠다.

교육 철학 또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여러분은 지금까지 경쟁 속에서 살아왔다. 내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가장 큰 메시지는 나 혼자 학습하고 다른 사람과 경쟁하면서 학습하는 것보다 서로 협업하고 공유하면서 학습하는 것이 더 빠르게 성장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 느낌을 최대한 빨리 느끼게 만들고 싶다. 지금까지 20년 이상을 경쟁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쉽게 바뀌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next 문화와 주변의 사람들이 경쟁이 아닌 상생의 마음을 가진다면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먼저 교직원과 학생, 학생과 학생간의 신뢰를 만들려 한다. 신뢰가 바탕이 된다면 다른 사람의 조언이 비난이 아니라 진정한 조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생 선발부터 next의 모든 과목은 상대 평가가 아닌 절대 평가로 진행될 것이다. 상대 평가는 누군가를 이겨야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경쟁 관계를 유도할 수 밖에 없다. 절대 평가라면 우리 전체가 상향 평준화하려는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성적을 잘 받으려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아니 그렇게 해야 한다.

소프트웨어는 발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 영역이다. 빠른 변화 속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 우리 개발자들이지만 빠름 속에서도 느림을 추구해야하는 것이 우리들이다. 빠르고 최신 기술이 항상 최선의 선택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느림의 여유를 가지고 자신의 선택이 맞는지, 이 길이 맞는지를 고민하면서 걸어가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영역이지만 자신의 중심을 잡고 천천히 걸어갔으면 좋겠다.

어떻게 가르치실 건가요?

내가 소프트웨어를 배울 때, 학생 시절에 싫어한 방식으로는 가르치고 싶지 않다. 내가 가장 싫어했던 것은 내가 이 과목을, 이 부분을 왜 배워야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배우는 것이었다. 나는 "왜 필요할까?"라는 질문을 하면서 과정을 설계하려 한다. 그런 맥락에서 지금까지의 Bottom Up 방식이 아니라 Top Down 방식으로 과목을 설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바 과목의 경우 먼저 우리가 구현할 소프트웨어를 선택할 것이다. 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가면서 자바의 새로운 개념과 기능이 필요한 시점에 해당 부분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뤄보는 방식을 취하려 한다. 나는 대부분의 과목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하려 한다.

수업의 대부분은 실습으로 진행될 것이며, 실습은 짝 프로그래밍으로 진행할 것이다. 그 동안 내 경험으로 봤을 때 소프트웨어 교육에 있어 가장 효과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짝 프로그래밍이었다. 이와 관련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직접 실습해 보면 그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혼자 학습하고 프로그래밍할 때보다 둘 이상이 같이할 때 더 빨리 성장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최대한 빨리 느껴봤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짝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도가 상당히 높았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 방식이고 그 과정에 대한 호기심이 높았다. 짝 프로그래밍에 대한 실습 방식과 그 효과에 대한 설명했을 때 공감하는 친구가 많았다. 빨리 학생들과 같이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만들어 기분이 좋았다.

교수님이 SW 공학도 가르치시는데 어떤 과목인가요?

브랜드 북에도 이야기했지만 SW 공학은 운동과 같다고 생각한다. 운동의 중요성은 모든 이가 알고 있다. 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것이 운동이다. SW 공학에서 다루는 많은 활동들이 운동과 같다. 급하지는 않지만 정말 중요한 부분들이다. 운동을 왜 할까?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지치지 않고 지속하기 위해서 운동을 한다. SW 공학에서 다루는 요소들 또한 소프트웨어를 일정한 속도로 지속하기 위함이다. 1,2년 정말 열심히 일하고 건강 때문에 1년을 쉬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딜지 모르지만 10년 이상을 꾸준한 속도로 일하는 것이 더 좋음을 안다. 소프트웨어 또한 1,2년 동안 빨리 만드는 것에만 집중한다면 이후에는 유지보수 비용이 너무 많이 발생해 더 이상 서비스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보다는 10년 이상을 안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SW 공학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기본이 되는 요구사항 분석, 소스 코드 관리, 품질 관리, 테스트 자동화 등등을 배우는 과목이다. 이 과목을 통해 단기적으로 느리다고 느낄 수 있지만 징기적인 관점에서는 더 빠른 개발을 하려면 어떤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을 것인지 배웠으면 한다.

왜 교수로 뽑혔다고 생각하세요?

내가 개발자로 살아온 과정이 다른 개발자와 약간은 다른 부분이 있어 뽑힌 듯 하다. 나는 프로그래밍에 있어 비전공자다. 28살에 프로그래밍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나는 무엇인가 하나에 집중하면 끝을 본다. 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집중하면 일정 깊이까지 학습한 후에 책을 통해 정리하고 마무리지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번역하거나 직접 쓴 책이 7권 정도 된다. 나는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한다. 책을 쓰는 경험을 하기 위해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회사를 그만 두고 책을 썼다. 2권의 책을 회사를 그만 둔 상태에서 썼다. 돈 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며 살아왔다. nhn에서 xlgames라는 회사로 이직할 때도 돈 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직했다. 개발자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했다. 다른 개발자들과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다른 개발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의 성장에 기여했고,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나의 이 같은 다양한 경험이 next에 들어오는 친구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나를 지금 여기에 교수로 있게 만든 것 같다. 나의 많은 이야기에서 전공과 관련된 지식 이외에 다양한 다른 이야기들을 하고 싶다. 내가 살아온 길이 정답이라 할 수 없지만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데 다양한 길이 있음을 전해 주고 기존의 길과 다른 길을 걷더라도 틀리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다.

전공 소개에서의 얼굴 이야기와 교수 소개에서의 내향적인 성격 이야기?

전공 소개할 때 환하게 웃는 내 얼굴 사진을 첫 번째로 소개했다. 교수 소개할 때는 나의 내향적인 성격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 같은 이야기를 한 이유에 대해 묻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에 대한 나의 답변이다.

나는 내향적인 성격이라 형식적으로 주고 받는 이야기에 익숙하지 않다. 내가 나의 허물어진 모습을 먼저 보여주고, 나 자신의 모습을 먼저 드러낸다면 스스럼없이 여러분과 더 깊이 있고, 진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많은 고민 끝에 next를 선택했는데 서로 친해지기 위해 형식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기 보다는 처음부터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또한 나도 결점을 많이 가진 여러분과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전해주고 싶었다. 그럴 때 여러분이 나에게 더 쉽게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내 자신을 허물고 드러내다보니 학생들과 더 깊이 있는,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나 또한 너무 좋고 즐거웠다.

교수 소개할 때 내향적인 성격 이야기를 한 또 한가지 이야기는 지도 교수를 선택할 때 참고했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다. 내 성격이 이러이러하기 때문에 이 같은 성격을 가진 분을 지도 교수로 선택하면 나와 잘 맞을 것인지 생각하라는 의미에서다. 

지도 교수로 같이할 학생이 몇 명이면 좋겠어요?

모든 사람이 자신이 인기가 많으면 좋고 그로 인해 존재감을 느낀다. 나 또한 그런 마음이 없다는 것이 거짓말이다. 나 또한 많은 이들이 나를 선택했으면 좋겠고, 같이하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팀장으로 팀원들과 같이한 경험으로 봤을 때 가장 좋은 인원은 10명 이내였다. 지도 교수와 학생과의 관계도 기존 회사의 팀장과 팀원의 관계와 같은 규모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7,8명 규모가 가장 이상적인 형태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좀 더 많지만 10명 이내라면 충분히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10명이면 좋겠지만 더 많은 학생과 같이해야 한다면 최대 15명은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 많은 학생과 같이하면 아무래도 소홀한 부분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규모로 봤을 때 일부 남학생이 군대에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도 교수 한명당 10명 내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일반 대학생과 같은 방황이나 결석도 경험해야 하지 않을까? 교수님 생각은 어떠한가?

next가 정말 좋은 곳이다. 다들 열정이 대단해 열심히 할 거 같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이 너무 열심히 하기 때문에 일반 대학생활에서와 같은 방황, 결석 등등에 대한 경험을 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경험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수님은 이와 관련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 또한 그 같은 경험을 하는 것에 적극 공감한다. 사람이라는 것이 항상 열심히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예를 들어 여친과 헤어져 방황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냥 학교 나오지 말고 끝까지 방황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도 학교에 나온다면 수업 땡땡이 치고(가능하면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학생들과 같이...) 같이 낮 술 먹으러 가고 싶다. 낮 술 한잔하고 학교 앞에 있는 탄천에 던져버리고 싶다. 혼자 방황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고민함으로써 최대한 빨리 방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방황으로 인해 약간은 더디 갈 수 있지만 같이 가는 것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고 싶다. 고등학교에서 이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우리 교육 여건상 그러지 못한 학생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next에서 이 같은 고민과 방황을 같이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

 

다양한 질문을 받으며 나 또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으로 봤을 때 내가 현 시점에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했다. 내가 지향하는 바가 정답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지금 느끼고 있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생각들을 진정성을 담아 전했다. 지금의 내 생각들은 이후 더 많은 경험을 통해 언제든지 변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학생들과 직접 부딪혀 봄으로써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으리라. 질문에 대한 답변들에 담긴 나의 마음과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