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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정된 부분이 있다면 작은 구현이라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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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주 동안 새로운 일을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처음 기획부터 다시 시작하는 작업이고 생소한 부분이라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 있다. 기획자도 이런 막막함 때문인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몰라 당황해 하는 듯하다. 그렇게 여러 사이트를 벤치마킹하고 다른 팀에서 준비한 내용을 분석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프로젝트 완료일은 촉박한 상황인데 큰 진전 없이 시간을 흘러가고 있다.

기획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자가 치고 나갈 부분이 많지 않다. 괜시리 개발해 봤자 이후에 변경하는데 시간을 더 낭비할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도 무엇인가 할 것이 없을까 찾다가 그래도 지금까지 논의하면서 결정된 부분이 있으니 지금까지 결정된 부분이라도 디자인이 없는 상태로 구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작은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처음부터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고 시간적인 여력이 있으니 이후에 진행할 부분을 미리 미리 해놓자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서비스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시작은 미미했다. 한 순간 느끼는 부분이 있어 시작한 일이고 지금까지 3일 밖에 지나지 않았다. 처음 하루, 이틀은 지금까지 결정된 부분을 미리 붙이고 흐름 자체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지금까지 논의 되던 부분을 빠른 시점에 직접 사용해 볼 수 있으니 그 시점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생겼다. 하지만 이제 시작인지라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어제 퇴근하기 직전 경험 때문이다. 저녁에 약속도 있고 해서 칼퇴근 하려고 정말 간단한 작업 하나만 하고 퇴근하려 했다. 이 작업은 앞으로 개발하려고 하는 기능의 메인 페이지에 접근할 수 있는 버튼을 하나 추가하는 것이었다. 작업은 버튼 하나 추가하고 링크만 걸면 끝인 30분짜리도 안되는 작업이었다. 버튼을 하나 추가하고 링크를 추가하기 위해 URL을 정하는 작업을 하는데 지금까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이슈가 발생했다. 현재 내가 일하고 있는 곳은 게임 회사다. 따라서 웹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 중의 하나가 계정과 캐릭터의 관계에 대한 부분이다. 즉, 웹에 로그인하는 사용자는 하나의 계정을 가진다. 그런데 이 계정은 여러 개의 캐릭터를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웹을 계정 기반으로 만드느냐, 캐릭터 기반으로 만드느냐는 항상 큰 이슈이다. 지금까지 이 이슈 때문에 정말 많은 논의가 되었고, 많은 결정을 해야 했다. 아직까지 계정 기반이 맞는지 캐릭터 기반이 맞는지에 대하여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그런데 어제 발생한 이슈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계정, 캐릭터 간에 발생하는 이슈였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지난 주처럼 머릿 속으로만 생각하고, 기획자, 디자이너와 논의만 했다면 바로 찾아낼 수 없는 그런 이슈였다. 직접 구현 작업을 시작하려고 하는 순간, 단순히 버튼 하나를 추가하고, URL 경로를 정하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큰 이슈를 좀 더 빠른 시점에 찾아낼 수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우리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시점에 너무 많은 탁상공론을 하는 것은 아닌지 한 번 고민해 봐야 할 듯하다. 물론 분석과 설계가 완전히 필요없는 것은 아니지만, 분석, 설계, 개발 작업이 병행하면서 점진적으로 발전해 갈 때 추후 변경 비용도 크지 않고, 이슈도 빨리 찾아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작은 변화였지만 큰 것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신선한 경험이었다.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개발을 진행했는데 한 동안 잊고 살았던 듯하다. 다시금 그 때를 생각하면서 점진적으로 기능을 추가하면서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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