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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먼 디자인 프로젝트 - 교육 저널 3 -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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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디자인 프로젝트(이하 휴디) 수업의 주요 활동 중에 일주일 동안의 활동에 대한 회고가 있다. 오늘은 지난 7주 동안 학생들과 같이 한 회고에 대한 과정 진행 방식과 나의 느낌을 정리해 본다.

나는 휴디 팀 중 세 팀을 담당하고 있다. 세 팀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모여 회고라는 활동을 매주 진행 하고 있다. "회고라는 활동이 팀끼리 진행하면 될텐데 굳이 세 팀 모두 모여서 진행할 필요가 있을까?"에 대해 약간의 고민을 했다. 물론 팀끼리 회고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도 분명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내가 기대한 것은 자기 팀끼리의 회고 뿐만 아니라 다른 팀이 어떤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프로젝트 속에서 발생하는 이슈를 어떻게 해결해 가는지에 대해 서로 학습하기를 바랬다. 일단 진행해 보기로 했다. 진행한 후 이 활동 자체가 의미 없으면 팀끼리 회고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려고 마음 먹었다.

1주 ~ 4주차 회고

휴디는 4주차까지 개발 환경을 구축하고 기획을 하는 작업이 주였다. 따라서 회고를 하는 시점에 생각보다 이슈가 많지 않았다. 정말 의미있는 회고는 시간이 좀 지나고 개발 작업을 시작해야 본격적으로 진행되리라 예상했다. 신뢰 기반으로 소통하라는 요구를 계속했고, 학생들도 소통과 협업 능력이 향상되어서인지 팀 내에서의 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팀 간의 소통에는 한계가 있었다. 아루래도 서로 간에 소통할 수 있는 시간도 많지 않고, 인원도 소수가 아닌 11명이나 되다보니 그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4주까지 내가 의도한 바는 팀원간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팀 간의 소통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아직 이슈가 많지 않은 상태라 깊이 있는 회고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소통을 만들기 위한 노력 때문인지 팀 간의 소통이 일어나는 분위기는 형성할 수 있었다. 세 팀 중 양치기 팀은 약간 아웃사이더 느낌이 들기는 했다. 하지만 다른 두 팀이 서로 간에 적극적으로 토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조만간 그런 분위기 속에 참여하리라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문화를 만드는데 교수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경험을 했다. 첫 주 회고 시간은 교수, 학생 모두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몰라 약간은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낸 듯하다. 두 번째 주 회고를 하는 중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회고 시간이 의미없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던 중 학생들이 이야기하는 회고 내용 중 모든 팀에게 의미 있겠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 주제를 뽑아 같이 논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능한 현 시점에 각 팀이 부딪히고 있을 이슈를 찾는데 집중했다. 몇 가지 이슈를 찾으면 이 이슈를 가지고 회고 중이거나 회고가 끝난 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자기 팀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에서부터 해결책을 찾은 팀은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논의를 하면서 서서히 팀 간에도 자연스롭게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듯하다.

이 경험을 통해 교수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개입하는 것이 좋을 것인지에 대한 약간의 감을 잡았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첫 발을 내딪게 되었다는 느낌이다. 앞으로도 많은 활동에서 집중할 부분을 찾아 같이 참여할 계획이다.

5주차 회고

드디어 개발을 시작했다. 실력 있는 친구 한명이 상당히 많은 부분을 혼자 개발하는 일이 있었다. 소스 코드 리뷰할 때 이 소스 코드를 다른 팀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일단 기다려 보기로 했다. 어느 시점에는 이슈가 되어 논의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회고 시간에 이 팀이 아닌 다른 팀원 중의 한명이 상당히 미안해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난 소스 코드 리뷰 시간에 약간 까칠하게 이야기해 미안했다."면서 미안함을 표시했다. 너무 많은 부분을 혼자 개발한 모습을 보면서 다른 팀원들이 힘들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공격적인 질문을 한 것이 미안했던 듯하다.

이 때가 기회였다. 이 주제를 오늘 회고 시간의 주제로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는 마음을 먹고 내가 논의를 주도했다. 이 주제로 논의를 시작하자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었던 친구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 상황에서 다른 팀원들의 느낌, 개발 주도한 친구의 느낌,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시도한 방법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논의되었다. 개발을 주도했던 친구는 다른 팀원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으며, 다른 팀원들 또한 개발을 주도했던 친구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준 동규에게 감사하다. 이 날의 회고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느낌으로 남았던 이유는 동규가 자신의 미안한 감정을 표현하면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다른 친구들이 자신의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동규의 장점 중의 하나는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출할 수 있는 동규가 되었으면 한다.

이 날 회고는 다음 메시지를 남기면서 마무리했다.

  • 신뢰 기반으로 소통하는 것은 이런 것이다. 팀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항상 이 같은 불편한 감정이 생긴다. 이런 불편한 감정을 그냥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같이 노력하는 것이 진정 신뢰 기반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 회고라고 해서 반드시 개선점을 찾고, 다음 주에 진행할 행동 계획(action plan)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 팀원 간의 오해를 풀고, 서운한 점을 없애 서로 간의 신뢰를 쌓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더 의미있는 회고이다.

6주차 회고

AC2 교육을 받은 후 나는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한 일기 형식의 저널을 쓴다. 이 저널을 쓰면서 무엇인가 의미있는 일이 있을 경우 글을 쓰게 되었다. 6주차에 대한 회고 내용은 6주차 회고를 하고 난 후 쓴 글이라 지금까지 쓴 내용과 다른 형식이다.

수업이 한 주가 지나갈 수록 하나씩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 든다. 처음에 다소 불안한 부분이 있었지만 각 팀이 자신들의 문제점을 느끼고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

회고 시간에 각 팀의 정보 공유가 많아지고 있다. 이번 주 고무적인 점은 지금까지 아웃사이더 같은 느낌이었던 양치기 팀의 참여도가 높아졌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서서히 자신들만의 노하우가 쌓이면서 질문하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활동이 정말 활발했다. 회고 시간에 이루어졌던 활동을 정리해 본다.

  • 스터디 방식을 계속 바꾸고 있다. 각 chapter를 한명씩 준비, 발표하던 방식에서 각 chapter를 모두 읽고 중요부분을 공유한다. 시간은 대략 3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 Html, css, javascript(이하 HCJ) basic 과목을 나만 수강하지 않았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다른 부분을 챙겼다. 스터디를 주도하고, 이슈 관리를 주도했다. 그런 후 HCJ Basic 부분을 학습할 때 팀원들에게 도와줄 것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었다. from 박세훈
    • 자신의 부족한 부분 때문에 기가 죽기보다 기여할 부분을 찾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팀원간의 기술 간극을 메우기 위해 우리는 하루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지금까지 구현한 소스 코드를 이해하는데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
  • dev/master 브랜치로 나누고 dev는 개발용으로 master는 데모용으로 나누는 시도를 하고 있다.
  • 집에서도 개발하고 싶어서 개인용 서버에 db를 설치해서 개발 가능한 환경을 구축했다. 
    • 이 이야기를 듣고 실 서버를 각 팀에 미리 배정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 우리팀(양치기)은 회의를 하면 너무 빨리 끝난다. 특별히 오래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약간 불안하다. 다른 팀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from 김민혁
    • 각자의 팀 상황을 공유하고 논의한 결과 다른 팀은 기획이 명확하지 않아 계속해서 논의할 이슈가 많아 논의하는 시간이 길다. 하지만 양치기 팀의 경우 이미 많은 부분이 결정된 상태이고 개발만 진행하면 되기 때문에 이슈가 많지 않아 회의가 빨리 끝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양치기 팀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보다가 불안 요소가 보이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이제 다른 팀의 이슈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우리 팀의 이슈를 다른 팀에게 문의하는 경우까지 발전했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면 좋겠다.

7주차 회고

어제 7주차 회고가 있었다. 7주차 회고는 1시간 강의를 끝낸 후에 진행해서인지 지난 시간과 같은 활기찬 느낌은 보이지 않았다. 약간 지친 느낌도 들었다. 그 동안 스터디와 개발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힘들기도 할 것이다.

이번 주에는 이슈 관리가 주요 논의 꺼리였다. 각 마일스톤마다 많은 이슈를 등록하는데 이슈를 완료하지 못하고 다음 마일스톤으로 넘기는 경우들이 생기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도 이미 대부분의 해결책을 알고 있다. 자신들이 1주일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과 이슈에 소요되는 일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해서 이슈를 등록하다보니 발생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한 팀은 이슈를 너무 큰 단위로 관리하기 때문에 더 작은 단위로 분리하려는 시도까지 하고 있다. 학생들은 교수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미 자신들의 문제점을 알고 해결책까지 찾아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 교수는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생각꺼리를 제공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은 오직 직접 생각해야 배울 수 있으므로 교사의 임무는 장 자크가 에밀에게 해 준 것처럼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일'뿐이다.

 

회고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활동이다. 쉽지 않은 활동이지만 그 만큼 중요한 활동이다. 이 활동을 통해 신뢰 기반으로 소통하는 연습을 하고 좋은 팀웤을 유지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