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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는 후배로 부터 다음과 같은 메일을 받았다.


형, 최근에 제가 법적 관련한 글을 읽었어요. 재판장, 변호사, 판사, 원고, 피고 등이 등장해서 법적 공방을 하는 소설과 수필 등이었어요. 소설이라고 하긴 하지만 실제 사건에 근거한 기록과도 같은 소설이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 글을 읽다보니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었어요.

냉기가 도는 쓸쓸한 감옥 안에서 삼십년간 징역을 살고 있는 한 범죄인과 마주앉아 있었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그가 한풀이 같이 내게 물었다.

"변호사윤리규정을 보면 변호사는 인권옹호와 사회정의를 위해 일한다고 나와 있던데 인권옹호는 변론을 하는 거니까 알겠어요, 그런데 그 다음에 있는 사회정의를 위한다는 게 구체적으로 뭘 의미하는거죠?"

난 갑자기 당황했다. 그것에 대해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그는 뭔가 자기 나름대로 극한의 고통과 오랜 감옥생활 속에서 결론을 얻고 내게 확인하는 눈치였다.

"글쎄요, 변호사가 자기 일을 하다보면 그게 결국 사회 정의 아닐까요?"

내가 막연히 대답했다. 만든 사람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

"저는 그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도둑놈은 어떤 말을 해도 세상이 믿어주지 않습니다. 도둑놈이니깐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지만 죄인의 말이라도 변호사가 듣고 그걸 세상에 발표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저는 그걸 변호사의 사회정의임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누가 고문받다 죽었다고 내가 고발하면 세상은 듣지도 않아요. 내가 나쁜 놈이니깐 신용이 없는 거죠. 그런데 그걸 변호사가 얘기하거나 글을 쓰면 차원이 달라진단 말입니다. 바로 제가 말하는 변호사의 사회정의임무는 바로 그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한마디는 깊이 잠다고 있던 나의 다른 소명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었다.

또한, 형 아래와 같은 르네상스 엔지니어에 대한 글도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dueu_&logNo=90124110861

요즘 고민 중인 주제는 개발자에게는 어떤 윤리규정이 있어야 하며, 어떤 소명을 가지고 일하는 게 좋을까에요. 무엇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만약 이런 것이 어느정도 정리되어 있다면 기본적으로는 개발자로써의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고, 더 나아가서는 공공에 기여하는 더 나은 개발자가 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러 생각 중 형도 왠지 이런 부분에 대해 생각하신 부분이 있을 것 같아, 한번 여쭈어봅니다.


나는 위 내용과 같이 개발자의 윤리 규정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한 적은 거의 없다. 내가 고민한 것은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우리들의 역할과 삶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 친구가 이와 같은 글을 보냈으리라 생각한다. 나 또한 계속해서 찾고 있는 중이며 아직까지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올 해 여름 너무 정신 없이 살다보니 깊이 있는 고민을 더하지 않고 지금까지 내가 고민해 왔던 흔적들을 생각나는데로 몇 자 적어 다음과 같이 답변을 보냈다.

이 비슷한 주제와 관련해 나 또한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길을 찾아가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바는 이거야라고 딱 정해져 있는 것은 없다.
글을 시작하기 전에 나에게 영향을 준 대표적인 책과 그 책을 읽고 쓴 블로그 글을 먼저 공유한다.

* 슈마허 - 내가 믿는 세상 http://www.yes24.com/24/goods/338287, 작은 것이 아름답다.
* http://www.slipp.net/wiki/pages/viewpage.action?pageId=5177569
* http://www.slipp.net/wiki/pages/viewpage.action?pageId=5177793


최근은 아니고, 작년 하반기에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책과 글이고, 지금도 이와 관련해 고민하면서 살고 있다.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특히 프로그래머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서...

먼저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이 현재 어떻게 바뀌였는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기존에는 새로운 기술을 바라볼 때 새로운 것이니까 무조건 좋으며, 시대 흐름에 따라가기 위해 학습하고 배우려는 욕심이 많았다.
이 같은 생각은 최근에 많이 바뀌였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일 수도 있고, 아니면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일단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려고 한다.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빅데이터와 클라우드와 관련해 내가 내린 결론은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는 부의 편중현상을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으며, 빈부의 격차를 더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요즘 나의 생각은 좀 더 빠르고, 좀 더 큰 규모로 발전하는 기술을 지양하고 기존 기술로도 충분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살고 있다.
더 빠르고, 더 큰 규모화가 될 수록 우리들의 삶은 점점 더 불행해지는 듯하다.

그래서 모든 활동들도 현재까지 등장한 기술을 활용해서 사람들에게 더 가치있는 것이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살고 있다.
나는 현재까지 등장한 기술만으로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누리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하거든..

농사와 비교해 보면 이전에는 경운기만 있어도 농사를 짓는데 충분했다.
그런데 최근에 트랙터, 콤바인 등이 등장하면서 농민들의 삶이 윤택해 지기는 커녕 더 힘들어지고 있다.
왜냐하면 이 큰 기계들을 구입하기 힘든 농민들은 비싼 돈을 주고 기계를 가진 농민들에게 이 기계를 빌려야 하거든.
그럼 이 돈을 벌기 위해 농민들은 다른 일을 더 열심히 하게 되지. 농사로부터 얻는 수익은 점점 더 줄어들게 되고.

기술이 발전하면 할 수록 우리네 삶은 행복과 멀어진다는 느낌이 들어서 최근에는 지금까지 등장한 기술로 우리네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경우 최신 기술이 아니더라도 본인들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도구들은 많다고 생각한다.
이 도구들을 적절하게 소개해주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엔지니어로서 의미있는 활동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까지 나도 엔지니어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무엇이 진정 의미있고 가치 있는 길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수 많은 정보와 기술의 홍수 속에서 무엇이 맞는 길인지를 찾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같이 한번 고민해 보고 싶다. 개발자의 윤리 규정을 만든다면 어떤 내용을 포함하면 의미가 있을까? 개발자의 지침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윤리 규정을 만든다면 가끔 흔들리는 시점에 윤리 규정을 보면서 다시금 마음을 다잡을 수 있지 않을까? 앞의 글처럼 변호사 윤리 규정이 있고, 애자일 선언문이 있고, 기독교의 십계명이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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