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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가르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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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2학기 수업 준비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다보니 책을 읽어도 책 내용이 잘 읽히지 않고, 집중이 잘 안된다. 이 책을 읽는데도 2주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그 만큼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있는 요즘이다. 더딘 속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책을 끝까지 읽었다. 최근에는 책에 대한 리뷰를 쓰지 않지만 이 책은 나에게 많은 울림을 주는 책이라 간단하게나마 리뷰를 남기려 한다.

이 책을 만난 계기는 2주 전에 스터디를 하러 갔다가 스터디를 같이 하는 친구가 가지고 온 책이다. "자기가 읽으려고 구매한 책인데 형이 읽는다면 잠깐 빌려 줄 수 있어요? 형이 읽으면 딱일 듯 한데 읽으실래요?"한다. 일단 책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처음 NEXT에 전임교수로 지원할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했다. 내가 프로그래머를 키우는 일을 좋아하고, 지금까지의 프로그래밍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에 도전했다. 그런데 막상 NEXT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니 교육이라는 활동이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느끼는 시점이었다. 아니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정말 힘든 일이라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똑같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지만 어느 날 강의는 정말 선생이 되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한 주가 흘러 강의를 하고 나면 선생이라는 역할은 나와 잘 맞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나에게 희망을 주다가도 어느 순간 좌절감을 주는 것이 교육이라는 활동인 듯하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지내왔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나의 생각을 무참히 깨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수십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음에도 좌절감을 맛보는 경우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정말 시간이 지나도 이 같은 좌절감과 두려움을 극복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다. 어떻게 하면 두려움을 극복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가르침을 만들어갈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학생들과 교감하면서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르침의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의 성실성과 정체성이라고 이야기한다. 잘 가르치는 요령이나 기술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학생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식을 많이 전달하는 것이 진정한 가르침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우리들이 지금까지 잃고 있었던 교육의 본질, 가르침의 본질을 이야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은 교육과 관련한 이야기만을 다루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교육 개혁의 내용은 우리 삶 전반에 대한 이야기이며, 직업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이야기이며, 직장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점점 더 많은 전문가들이 등장하고 있는 현대의 사회에서 진정한 전문가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교육과 관련되지 않은 사람들도 반드시 잃어야할 책이라 생각한다. 그 만큼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어떻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인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 즉, 자아의식에 솔직하고 그 자아의식을 찾아 진정성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 그 자체로 주위 사람들에게 진정한 가르침을 전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은 마지막 장의 "더 이상 분열된 삶을 살지 않겠다는 용기"와 관련된 내용이다. 우리들은 내면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와 외면적으로 추구하는 가치 사이에서 항상 고민하며 살고 있다. 현실의 벾에 부딪혀 내면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저버리고 외면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쫓아 살아가는 것이 우리들 대부분의 삶이다. "주변의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몇 번 변화를 시도해 봤지만 역시 현실을 바꾸기란 쉽지 않아." 등등등 수 많은 핑계를 대면서 우리는 내면적으로 가지는 가치와 분열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이 같은 내 글이 아마추어나 현실을 모르는 이상주의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같은 생각에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다. 분열되지 않은 삶을 사는 것. 그것이 아마추어적인 삶이나 이상주의적인 삶이 아니라 우리가 진정 추구하면서 살아야할 삶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삶이 힘들고 외로울 수 있다. 하지만 당당히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면 좋겠다. 그러면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주위에 몰려든다. 결코 힘들거나 외롭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윌리엄 스테포드가 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의식"이라는 시와 책의 마지막 문장을 공유하면서 글을 마친다.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무엇이 벌어졌는지만을 아는 것을

잔임함이라고, 모든 잔인함의 뿌리라 부르겠다

그리고 모든 이들이 말하는 소중하고 외딴 장소

어떤 음성을 향해, 그림자 드리워진 무언가를 향해 간청한다.

우리는 서로를 속일 수도 있지만 반성해야 한다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삶의 행진이 어둠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사람들을 깨우는 것이 중요하기에 깨어나라

그렇지 않으면 방어선이 무너져

사람들을 잠 속으로 물러서게 할 것이다.

우리가 전하는 신호-맞다, 아니다, 어쩌면 그럴지도-는 명확해야 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어둠이 깊기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어둠은 깊다. 하지만 교육자라는 우리의 위대한 소명과 직분, 그리고 힘은 어두운 곳에서 빛을 비추려 하고 있다. 새로운 전문인, 진정한 전문가가 필요한 세상에 대고 두려움이 가득한 '아니다'나 회피적인 '어쩌면 그럴지도'로 대답하려는 유혹을 물리치고 우리의 삶이 진심으로 분명하게 '맞다'라고 대답할 수 있도록 하자."

위 마지막 문장은 전문가라고 이야기하는 우리 프로그래머들도 반드시 가져야할 마음가짐이다. 진정한 전문가는 내면과 외면이 분열된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닌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교육자 뿐만 아니라 우리 프로그래머들도 자신의 내면에 귀기울였으면 한다. "가르칠 수 있는 용기, 그것은 곳 나 자신에게로 달려가는 용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