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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학기가 시작하고 이 친구와 나는 첫 번째 대화를 나눴다. 얼굴은 알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내 수업에 참여한 경우도 없었고,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든 이 친구가 나에게 면담 신청을 했다. 면담 요청에 흔쾌히 응했다.

이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면담 내용을 공유한다. 이 친구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가 많을 것으로 생각했으며, 이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자기의 색깔을 찾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다른 친구들을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하는 것에 허락해준 이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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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우리 첫 만남인데 내가 너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너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 너 자신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해주면 나도 내 이야기를 해볼께.

학생 : (무슨 이야기를 할지 막막해함)

나 : 너가 어떤 성향의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는데.

학생 : 저는 제가 생각했을 때 확확 변하는 사람, 약간 변덕스러운 사람인 것 같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을 좋아하고, 무엇인가 한 가지를 집중해서 잘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을 때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상당히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을 사귈 때 마음 속에 항상 품고 있는 것이 그 사람에게 함부로 이래라 저래라 하거나, 그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그 사람이 뭔가를 겪고 있거나 결정을 하면 그 사람의 지성을 믿는다.
혹여나 잘못된 선택을 실수를 하더라도 이렇게 하는 것이 옳다라는 말을 해주기 보다는 그 사람이 시행착오를 통해서 결국에는 행복한 길로 갈 것이라 믿는다. 결정을 내리면 무조건 적으로 지지를 해주려고 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누군가가 나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한다거나, 나를 컨트롤 하려고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저는 자유로운 성격인 것 같아요. 그래서 사는 것도 이곳에서만 살고 싶지 않고, 다른 나라도 넓고, 오랜 시간을 살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내가 어디에 묶여 있다거나 속박 당하고 있다는 것에 힘들어 한다.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나 : 본인이 왜 그런 성향이 되었다고 생각해?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그런 성향을 타고난 것은 아니잖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는데 그런 경험 때문일까?

학생 : 그래서 제가 이런 성향이 되었다기 보다는 제가 원래 자유로운 성향이 있어서 다양한 경험을 한 듯 해요.

나 : 우리 나라에서 그렇게 살기 힘든 것이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이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라고 간섭을 많이 하잖아. 그래서 그렇게 살기 정말 힘들잖아? 그럼 주변의 간섭을 받지 않으면서 살아온거야? 네가 생각할 때 어떤거 같아?

학생 : 사실 제 부모님은 자유 분반한 성격은 아니시거든요. 상당히 고지식한 성격이세요. MBTI를 해보면 엄마랑 저랑 완전히 반대의 성격이예요. 엄마는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인데, 저는 자유분방하고, 모험적인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엄마는 제가 선생님이 되는 것을 원하셨어요. 하지만 엄마의 내면 속에는 너무 간섭을 하면 아이의 인생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 듯하다.
제가 강하게 "난 이게 싫다"고 말하면 들어 주셨어요.
엄마 말에 의하면 어렸을 때부터 산만하고 뭔가를 꾸준히 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하고 싶은 것은 열심히 하지만 하기 싫은 것은 시켜도 죽어도 하지 않으니까 너무 강하게 저를 누르려고 하지 않으신 듯하다.

나 : 어쩌면 네가 나와 대화를 하고 싶다고 신청한 것은 나와 비슷한 부분이 있기 때문인 듯하다.
내가 너와 면담하기 전에 뒷조사를 좀 해봤는데 지금 소프트웨어를 공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벌써 3학기이고 소프트웨어에 대한 공부를 1년 정도 하고 있는데 네가 느끼기에는 어떤 거 같아? 요즘의 감정 상태는 어떤거 같은지 이야기해 줄 수 있을까?

학생 : 소프트웨어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왔거든요. 그런데 솔직히 제가 생각한 거랑 약간 달라요(약간 다르다고 했지만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프트웨어 자체가 다르다기 보다 제가 무엇인가에 대해 압박을 받으면 잘 못하거든요.
그런데 할 게 너무 많고, 이런 압박을 받는 상황이 저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제가 집안에 힘든 일도 있었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데 감정 상태도 너무 흔들리고 있어서 학업에 집중하지 못한 것도 있다.
제가 재미를 느껴서 파고 들어야 된다는 생각을 했는데 악기를 다루는 것처럼 말이죠.
근데 제 생각과 달리 과제 같은 것에 치여서 끌려가는 느낌이 드니까 지치는 면이 있어요.
제대로 공부해보면 재미있을거 같다는 생각은 있는데 아직 제대로 공부를 해보지 못하니까 "그런 생각만 하고 난 안하고 있는 거지?", "왜 스트레스만 받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하게 된다.

나 : 내가 보니까 네가 이미 문제의 본질을 알고 있고, 해결책도 모두 알고 있다.
네가 지금까지 이야기했잖아. 너의 성향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하고 싶어서, 네가 주도적인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 네가 지향하는 삶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잖아?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학생 : 제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나 : 넌 이미 답을 알고 있잖아? 그럼 주도적으로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학생 : 제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스스로 파악을 하고, 공부를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찾고, 스스로 점검해 나가고, 내 자신의 속도에 맞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목표를 정해서 해나가고..

나 : 와우. 너무 잘 아네. 알면서 왜 안해? 근데 그걸 깬다는게 어렵지?

학생 : 맞아요. 그리고 자꾸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게 되요.
처음에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넥스트 낙제되서 제적 당하지 않을까에 엄청 신경썼어요. 처음에 그 상황이 너무 무서웠어요.
비교하면 안되는 것을 머리 속으로는 알고 있는데 엄청 잘하는 다른 친구들이 있잖아요?
잘하는 다른 친구들 보면서 조급한 마음이 생기고, 나는 뒤쳐지고 있는 건가?라는 마음이 들고..
과제가 많이 나왔는데 한번 두번 밀리다 보니까 눈덩이 처럼 과제가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은 과제 다하고 다른 것 하고 있는데 나는 뭐하고 있지라는 생각..
과제를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면 과제가 눈덩이 처럼 커져 있으니까 스트레스 받고, 조금씩 해나가야 되는데 벌써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압도 당해서 아예 시작조차 못하게 된다.

나 : 내가 너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네가 모두 알고 있다. 문제는 두려움이지. 넥스트의 커리큘럼을 깰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다. 너는 지금 그것에 휘둘려서 따라가고 있잖아.
이걸 깰 수 있겠느냐는 것이 지금 너의 상태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같아. 커리큘럼 무시하고 너만의 학습 계획을 세우고, 너만의 속도를 만들고, 다른 사람 비교하지 않고, 묵묵히 너의 길을 갈 수 있느냐?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 길을 가지 않으면 계속 재미없고, 힘들거 같아. (침묵...) 알지만 깨기 힘든 걸 안다. 어떻게 깨면 좋을까?

학생 : 혼자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거 같아요. 왜냐하면 계속해서 불안해지고, 마음에 이미 정해진 길이 있으니까.
마음 같아서는 저만의 커리큘럼을 다시 설계해서 가고 싶다. 졸업에 대해서 큰 의의를 두지 않고 있고, 학교도 변해가고 있는 상황이라서요.
혼자는 도저히 힘들거 같아요. 이런 이슈를 이야기할 교수님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상당히 주저하면서...)교수님이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을까요?

나 : 네가 정말 바뀔 의지가 있다면 사람의 삶이 바뀔 수도 있는데 옆에서 지켜봐 주고 코칭해 줄 수 있을거야.
그렇다면 지금까지 네가 배운 내용들 중에서 소프트웨어를 통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은 부분을 찾아봤으면 좋겠다.
네가 어떻게 하겠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해서 나에게 메일을 보내줘. 정리한 내용은 너와의 약속이야.
나는 옆에서 지켜 보기만 할꺼야. 하지만 혼자 약속하는 것보다 옆에서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실행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내가 그 역할을 해줄께.
네가 실행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 결과를 가지고 2주 후에 다시 만나서 이야기 나누었으면 좋겠다.

(이후에 좀 자유로운 이야기)

학생 : 제가 대학교 때는 너무 행복했거든요.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 다른 과 과목 중에서 듣고 싶은 과목도 들으면서, 찾아가면서 내가 주도하고 있다는 생각이였다.
전 고등학교 생활 자체가 너무 힘들었어요.
저는 넥스트 들어오면 대학교보다 더욱 즐거울 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고등학교 때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아, 왜 고등학교 때 같지?"
하루 하루 후회만 남고...
제가 약간 이런 측면이 있는 듯 해요.
교수님들이나 권위있는 분들을 좀 어려워했던 거 같아요.
내가 그 분들이 하라는 데로 하지 않으면 성실하지 않은 학생으로 생각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커서 털어놓고 하고 싶어도 "혼자 해결해 봐야지 해봐야지"라는 생각을 한 듯해요.

나 : 너만 그런 것이 아니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많아.
네가 평생 소프트웨어를 업으로 삼고 살텐데 시작을 지금처럼 시작하면 안되잖아?
짜증나면서 지식에 압도 당하면서 이렇게 할 필요는 없잖아? 이렇게 하면 평생할 수 있겠어?
네 대학 시절의 그 느낌을 다시 살려보면 어떨까?

학생 : 교수님 이야기 들으니까 저도 그렇게 하고 싶다 생각이 든다.
저도 진짜 지금의 틀을 깨고 싶은 생각이 우주만큼 든다.
진짜 끌려가고 싶지 않고, 누가 시키는데로 하고 싶지 않거든요.
사실 제가 소프트웨어를 하려 하는 것도 제가 꿈이 엄청 커요. 거대해요.(넥스트에 꿈 많은 친구들이 유독 많다.)
누가 들으면 비웃을 정도로... 하고 싶은 것도 많기도 많고...
제가 대학교 때 저희과 교수님들을 찾아가서 제가 "이런 저런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조언을 주실 수 있느냐?" 하면 다들 지금은 그런 것 생각하지 말라고..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거고, 안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셨을 때 사실 전문가 의견이니까 제가 그 말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 말을 안들었거든요.
누가 아무리 안된다고 해도 해본 사람이 아닌데 내가 해서 될 수도 있는거지라고 생각하면서...
넥스트에서도 제가 이렇게 하겠다고 하면 교수님들이나 친구들이 저에 대해 많이 걱정을 할거 같아요.
이렇게 하면 안될 수도 있겠다.

나 : 근데 대학교 때는 무시했다면서... 무시하면 되잖아?
내가 보기에는 기존의 틀을 깰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이 있는데 여기 와서 주변 친구들이 너무 잘하고 있고, 주변의 교수들이 전문가라고 있으니까 그 권위에 네가 가지고 있는 색깔이 뭍혀져 버린거 같거든.
네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그 큰 장점, 너의 색깔을 유지할 수 있는, 전문가라고 하는 교수의 말을 무시할 수 있는 그 용기는 어디로 간 걸까?
내가 봤을 때 정말 좋은, 네가 가진 큰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네 모습이 1년도 안되는 사이에 사라졌을까?

학생 : (눈물을 글썽이며...) 저의 그 모습을 강점이라고 말해주는 분이 처음이예요.

나 : (어른으로써 정말 부끄럽고, 마음이 아팠다. 어떻게 이 말을 처음 들을 수가 있지. 이 아이의 본 모습을 온전히 보려고 노력이나 해본건가? 자신의 잣대로 아이의 잠재력을 억누르기만 한 겉은 아닌가? 내 자신부터 돌아보게 되었다.)
아.. 진짜!!
마음 아픈데

학생 : 왜냐하면 엄마도 상당히 고지식한 분이셔서 "다른 사람, 전문가들이 그렇게 말하면 그걸 새겨 들어야 되지 않겠냐?"라고 말하셔서 저는 혼자서 다짐하곤 했다.
"어른들의 그런 말 들을 필요 없다. 난 할 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 한 번도 저의 그 모습을 강점이라고 말해 준 적이 없어요.

나 : 맞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변에서 조언해 주는데로 살라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잖아?
근데 난 그 말을 인정하고 싶지 않거든.
그리고 미래의 인재는 너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해.
왜냐면 점점 더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들의 가치는 적어지고 있고, 너 같은 자기 주도적인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능력 발휘를 할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로 변화가고 있다고 생각해.
그런 인재를 넥스트에서 더 많이 키워내고 싶은 것이 나의 바램이야.
지금 네가 가진 능력을 강점을 생각해야되. 그 강점을 꺾으려고 생각하지 말고 계속 발현하려고 했으면 좋겠어.
그렇게 해야 너의 경쟁력이 생겨. 네가 가진 원래 모습데로 살아가려고 노력했으면 해.
남의 길을 따라가지 말고 나만의 길을 만들면서 가는 것이 훨씬 더 빠른거야. 너의 성향과도 맞잖아.
곰곰히 생각해 봐. 정말 너의 강점이 뭔지?
넥스트를 들어오기 전의 너의 모습을 다시 찾아가기 위한 고민을 했으면 해.

학생 : 제가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일기를 엄청 많이 썼어요.
근데 넥스트 들어와서는 이상하게도 거의 안썼어요.
그것도 제가 생각할 때 너무 이상해요.
거의 매일 썼고, 하루에 두번 쓸 때도 있었는데....

나 : 일기 좋네. 네 과거의 흔적을 다시 찾아봐도 좋고, 다시 읽기를 쓰면서 네 자신을 찾아갔으면 좋겠다.
나는 네가 너의 본 모습데로 사는 것이 훨씬 더 예쁠거 같아.
그 때 웃는 웃음은 지금의 웃음과는 다를거고 한 순간 순간이 지금과 얼마나 다를겠어.
넥스트 생활이 그랬으면 좋겠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