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상 프로그래머들에게 묻고 싶다. 내가 가는 길이 맞는 길인지?

2013-01-07 09:55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나는 올해로 프로그래머의 길을 걷기 시작한지 13년째가 되어간다. 예전 같으면 프로그래밍 근처에 가지도 못하고 관리자 역할만 하고 있을텐데 시대가 변하면서 지금 나이에도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기만하다.

그런데 프로그래머로 살아가면서 변화하는 생각들이 있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프로그래밍을 처음 시작할 때는 새로운 기술에 엄청 집착했다.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나의 생산성을 높이면 연봉도 오르고 삶의 질도 높아질거라 생각했다. 따라서 새롭게 등장한 기술에 집착했으며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도록 허용하지 않는 선배 프로그래머, 팀장들을 무던히도 괴롭혔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팀장도 하고, 프로젝트 개발 파트 리더도 몇 년 하다보니 생각들이 많이 바뀌었다. 이제는 새로운 기술도 중요하지만 프로그래머들이나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어떻게 하면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까지 등장한 기술만 알고 적용해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무리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봤자 프로그래머의 삶의 질에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은 기술보다는 사람들간의 협업과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방법에 더 집중하고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즉, 내가 경력이 짧을 때 괴롭히던 선배의 모습으로 내가 점점 더 변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얼마의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 학생들을 가르칠 계획이다. 이 친구들에게 나는 새로운 기술을 알려주는 것보다 즐겁고 행복하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 내가 나이를 먹어서 이런 것인지, 경력이 쌓이면 자연스러운 변화인지를 모르겠다.

10년이상되는 프로그래머들의 생각을 듣고 싶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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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7 13:26

IMF전부터 개발을 해왔으니 15년은 된 것 같네요. 여전히 개발이 좋아서 코드를 손끝에 달고 있는 개발자 입니다.

개발자의 근본적인 고민은, 좋아하는 일 오래 못하는 것 아닌가 합니다. '경력 많은 개발자 고용해 봤자 소용없다. 페이만 쎄지 나오는 것은 똑같다'라는 현실에 의해 더 이상 일거리가 찾지 못해 떠나야 하는 것이 그 고민인가 싶습니다.

한 10년 쯤 전에 '35살의 고민'이라는게 있었죠. 둘러 봐도 35살 이상의 개발자를 찾을 수 없고, 그걸 가지고 현실은 이렇구나 지레 짐작하고서는, 개발이 아닌 다른 영역으로 갈아타야만 하나 하는 고민. 그런데 지금은 35이상의 개발자는 무척이나 많습니다. 대신 이제는 45살의 고민'을 더 심각하게 해 봅니다.

정말 계속 개발을 계속하면서 살 수 있을까? 아이도 커가고 이 이후로는 다른 것으로 갈아타기는 불가능해 질 것 같은데. 정말 계속 개발을 해서 살 수 있을까.

저는 요 근래 정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최소한 70살 까지는 개발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겠다 싶습니다.

내가 사장이 아닌 이상 나는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페이를 받으며 개발을 할 것이고, 그 페이를 지급하는 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주는 것 보다 나오는 결과물이 많으면 나이가 몇이라도 고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투자 대비 결과물, 즉 생산성만 보장된다면 일을 맡기는데 서슴치 않을 것 같네요.

경력이 쌓여 가면서 차별화 되는 것은 생산성을 위한 개발 습관 하나 인것 같습니다. 기술적인 것들은 5년차 된 개발자들과 비교해서 그리 크게 경쟁력이 없습니다. 차라리 더 둔한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생산성을 좌우하는 개발 습관은 몇년의 실천가지고는 잘 익혀지지 않습니다. 항상 삽질을 지양할 수 있는 개발 습관을 추구하고, 노력하고, 또 오늘도 아 이렇게 하지 말아야 겠구나 하고 깨닭으면서 경험을 쌓아 갑니다.

울 나라 SW 생산성은 외국과 비교하여 반절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런 개발 습관, 더 낳아가서 개발 문화에 기인한 것이라고 봅니다. 더 낳은 생산성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큰 트랜드라고 한다면, 울 나라는 아직도 개척할 SW 분야가 많은 겁니다. 생산성을 경험하고, 할 줄 알고, 그리고 결과물도 낼 줄 아는 경험 많은 노력한 개발자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먹힐 것이라 확신하네요.

트렌드, 최신 기술 등등 다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을 지키며 생산성을 낼 수 있는 개발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발 습관이 개발자의 개인적인 것이라 한다면, 개발 문화는 개발 조직에 관련된 것입니다.

특정 개발자에 의존한 개발 생산성이 아닌, 개발 조직에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개발 문화가 있을 때에야만 기업은 지속적인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개발문화는 프로세스나, 방법론 혹은 특정 컨설턴트의 노력으로는 전혀 불가능 합니다.

생산성 있는 개발습관을 추구하고, 실천하고, 조직 전체에 그러한 개발 습관을 퍼트리는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그것도 장기간으로. 바로 위에서 언급한 그런 개발습관의 노련한 개발자가 그 역활을 할 수 있다 봅니다. 이러한 개발자에 대한 수요는 당연할 것이고, 몇 개월 투입되고 빠지는 컨설턴트와 다르게 지속적인 고용으로 이루어 지리라 봅니다.

45살의 고민을 하는 개발자로서의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 혼자서 슈퍼개발자 되어 살아남겠다는 것은 부질 없다. SW는 조직이 만드는 것이고, 조직의 개발문화가 형편없다면, 그 슈퍼 개발자는 떠날 수 밖에 없다. 그보다는 생산성 있는 개발 습관을 소개하고 실천하고 느끼게 하고 결과를 보게하여, 자연스럽게 경영자와 동료 개발자에게 개발 습관을 전파하고, 결국 조직에서 개발문화로 형성할 수 있게 한다면, 결국 생산성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늙어서 피고용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10년 뒤에 '55살의 고민'에 대해 다시 썰 풀고 싶네요.

3개의 의견 from SLiPP

2013-01-07 13:26

IMF전부터 개발을 해왔으니 15년은 된 것 같네요. 여전히 개발이 좋아서 코드를 손끝에 달고 있는 개발자 입니다.

개발자의 근본적인 고민은, 좋아하는 일 오래 못하는 것 아닌가 합니다. '경력 많은 개발자 고용해 봤자 소용없다. 페이만 쎄지 나오는 것은 똑같다'라는 현실에 의해 더 이상 일거리가 찾지 못해 떠나야 하는 것이 그 고민인가 싶습니다.

한 10년 쯤 전에 '35살의 고민'이라는게 있었죠. 둘러 봐도 35살 이상의 개발자를 찾을 수 없고, 그걸 가지고 현실은 이렇구나 지레 짐작하고서는, 개발이 아닌 다른 영역으로 갈아타야만 하나 하는 고민. 그런데 지금은 35이상의 개발자는 무척이나 많습니다. 대신 이제는 45살의 고민'을 더 심각하게 해 봅니다.

정말 계속 개발을 계속하면서 살 수 있을까? 아이도 커가고 이 이후로는 다른 것으로 갈아타기는 불가능해 질 것 같은데. 정말 계속 개발을 해서 살 수 있을까.

저는 요 근래 정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최소한 70살 까지는 개발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겠다 싶습니다.

내가 사장이 아닌 이상 나는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페이를 받으며 개발을 할 것이고, 그 페이를 지급하는 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주는 것 보다 나오는 결과물이 많으면 나이가 몇이라도 고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투자 대비 결과물, 즉 생산성만 보장된다면 일을 맡기는데 서슴치 않을 것 같네요.

경력이 쌓여 가면서 차별화 되는 것은 생산성을 위한 개발 습관 하나 인것 같습니다. 기술적인 것들은 5년차 된 개발자들과 비교해서 그리 크게 경쟁력이 없습니다. 차라리 더 둔한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생산성을 좌우하는 개발 습관은 몇년의 실천가지고는 잘 익혀지지 않습니다. 항상 삽질을 지양할 수 있는 개발 습관을 추구하고, 노력하고, 또 오늘도 아 이렇게 하지 말아야 겠구나 하고 깨닭으면서 경험을 쌓아 갑니다.

울 나라 SW 생산성은 외국과 비교하여 반절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런 개발 습관, 더 낳아가서 개발 문화에 기인한 것이라고 봅니다. 더 낳은 생산성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큰 트랜드라고 한다면, 울 나라는 아직도 개척할 SW 분야가 많은 겁니다. 생산성을 경험하고, 할 줄 알고, 그리고 결과물도 낼 줄 아는 경험 많은 노력한 개발자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먹힐 것이라 확신하네요.

트렌드, 최신 기술 등등 다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을 지키며 생산성을 낼 수 있는 개발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발 습관이 개발자의 개인적인 것이라 한다면, 개발 문화는 개발 조직에 관련된 것입니다.

특정 개발자에 의존한 개발 생산성이 아닌, 개발 조직에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개발 문화가 있을 때에야만 기업은 지속적인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개발문화는 프로세스나, 방법론 혹은 특정 컨설턴트의 노력으로는 전혀 불가능 합니다.

생산성 있는 개발습관을 추구하고, 실천하고, 조직 전체에 그러한 개발 습관을 퍼트리는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그것도 장기간으로. 바로 위에서 언급한 그런 개발습관의 노련한 개발자가 그 역활을 할 수 있다 봅니다. 이러한 개발자에 대한 수요는 당연할 것이고, 몇 개월 투입되고 빠지는 컨설턴트와 다르게 지속적인 고용으로 이루어 지리라 봅니다.

45살의 고민을 하는 개발자로서의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 혼자서 슈퍼개발자 되어 살아남겠다는 것은 부질 없다. SW는 조직이 만드는 것이고, 조직의 개발문화가 형편없다면, 그 슈퍼 개발자는 떠날 수 밖에 없다. 그보다는 생산성 있는 개발 습관을 소개하고 실천하고 느끼게 하고 결과를 보게하여, 자연스럽게 경영자와 동료 개발자에게 개발 습관을 전파하고, 결국 조직에서 개발문화로 형성할 수 있게 한다면, 결국 생산성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늙어서 피고용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10년 뒤에 '55살의 고민'에 대해 다시 썰 풀고 싶네요.

2013-01-07 14:07

@@dhrim00 제 자신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이 글을 통해 저 또한 많은 것을 느끼고 제가 가고 있는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네요. 저도 저의 생산성,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문화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더 많은 것을 공유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10년 뒤의 일이겠지만 55살의 고민이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앞으로도 가끔 후배들을 위해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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